임권택 감독의 조승우, 김규리 주연의 하류인생을 봤어요. 한국에 이런 영화가 있다는게 조금 놀랐어요. 단순히 포스터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연출이나 대사는 다소 투박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정권부터 유신 때까지 살아온 주인공의 삶이 거시적, 미시적 시각에 맞춰지면서 강력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 접한 사건이 있는 인물의 개인사와 얽혀 있기 때문에 ‘정말 그 시절 인물은 그 사건을 이런 식으로 접했겠구나’라는 느낌이 그대로 받아들여집니다. 분리되지 않은 일상에서 사건만 따로 놓고 보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실제로 사건에 닥쳤을 때의 무관심이나 무관심, 또는 이해할 수 없는 반응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현대사는 영화의 토대나 바탕에 불과합니다. 조승우가 주연으로 맡은 태웅이라는 인물에게 정말 중요한 건 생존이니까요. 그 생존이란 상당히 어두운 영역에서의 활동을 의미합니다. 흔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라기보다는 조직폭력배에 기인한 직업을 의미하니까요. 여러 전환점을 맞이해도 거의 평생을 주먹으로 살아가는 그의 삶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그의 인생은 어딜 가나 카르텔을 형성합니다. 그것은 사실상 6070의 카르텔 탐방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승만 정권을 비호하는 자유당에 반대하는 조직폭력배에 가담하고, 그 후에는 영화계에 몸담으며 나름대로 날카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지만 모두 실패합니다. 그러다 보면 군수업체와 건설업에 종사하게 되는데 이 내용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 영화가 없었다는 점도 그렇고(있다 해도 재개발 지역을 휩쓰는 폭력배가 나오는 게 전부), 그 내용이 실존 인물에 기반했다는 점도 흥미로우니까요. 그래서 이 영화는 사실상 한국 카르텔에 대한 고발 영화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내용도 섬세합니다.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것은 극장 영화에 관한 내용입니다. 60년대 직전에는 제임스 딘의 ‘이유 없는 반항’이 등장합니다. 그 후 5.16 군사정변 이후에는 007이 소요됩니다. 그러다가 유신 때에는 벤허가 되기도 합니다(그게 벤허였는지 100% 확실하지 않습니다). 또 장발단속이나 치마길이 검문과 같은 교과서적인 내용도 등장합니다(아니, 진짜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 등장..) 또는 통금시간에 경찰서에 잡힌 사람이 국가와 관련된(아마 국민헌장?)을 외운 후 손바닥에 ‘검’ 도장을 찍어주는 장면 등도 인상 깊게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도장은 개인적인 학창시절 문화의 무언가와 맞닿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한 여관에서의 불의의 검문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때는 경찰이 여관이나 모텔을 검문 단속할 수 있었던 시대였군요 ;; 조승우가 24살 때 찍은 영화..라는데 왜 오빠처럼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군대를 막 제대한 나이인데 30대까지의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다는 게 놀라운 느낌이 들어요. 김규리의 연기도 좋고 그 시대의 인내하는 여성상이 잘 그려져 있는 것 같아요. 그 시절 어머니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고스란히 느껴지는 연기였습니다. 반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끝까지 인내만 하고 도망쳐 보는게 전부였다.. 여러가지 무기력했던 그런 삶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다만 영화적인 단점을 말하자면.. 말이 좀 뜸하다는 느낌이 강해요. 에피소드식 연출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빈 공간이 소란스럽습니다. 그래도 에피소드가 박진감 넘치고 좋았습니다만, 덩어리끼리의 관계는 그다지 좋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또한 이러한 전제에 발맞추도록 결말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간 이야기에 발을 들여 결말의 한 방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로 흘러버린다고나 할까.. 너무 쉽게 끝나버리는게 좀 아쉽네요. 그리고 앞서 말한 대사의 문제도 다시 한 번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어체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대신에 시대를 읽는 토대로는 안성맞춤일까요???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가 그렇듯 오래돼 보이는 느낌이 강한데 시대에 맞게 만들었다는 느낌도 있지만 80년대 영화처럼 보이는 부분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의외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서 나름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시대지만 좀 더 개선된 형태의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임권택 감독의 조승우, 김규리 주연의 하류인생을 봤어요. 한국에 이런 영화가 있다는게 조금 놀랐어요. 단순히 포스터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연출이나 대사는 다소 투박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정권부터 유신 때까지 살아온 주인공의 삶이 거시적, 미시적 시각에 맞춰지면서 강력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 접한 사건이 있는 인물의 개인사와 얽혀 있기 때문에 ‘정말 그 시절 인물은 그 사건을 이런 식으로 접했겠구나’라는 느낌이 그대로 받아들여집니다. 분리되지 않은 일상에서 사건만 따로 놓고 보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실제로 사건에 닥쳤을 때의 무관심이나 무관심, 또는 이해할 수 없는 반응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현대사는 영화의 토대나 바탕에 불과합니다. 조승우가 주연으로 맡은 태웅이라는 인물에게 정말 중요한 건 생존이니까요. 그 생존이란 상당히 어두운 영역에서의 활동을 의미합니다. 흔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라기보다는 조직폭력배에 기인한 직업을 의미하니까요. 여러 전환점을 맞이해도 거의 평생을 주먹으로 살아가는 그의 삶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그의 인생은 어딜 가나 카르텔을 형성합니다. 그것은 사실상 6070의 카르텔 탐방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승만 정권을 비호하는 자유당에 반대하는 조직폭력배에 가담하고, 그 후에는 영화계에 몸담으며 나름대로 날카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지만 모두 실패합니다. 그러다 보면 군수업체와 건설업에 종사하게 되는데 이 내용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 영화가 없었다는 점도 그렇고(있다 해도 재개발 지역을 휩쓰는 폭력배가 나오는 게 전부), 그 내용이 실존 인물에 기반했다는 점도 흥미로우니까요. 그래서 이 영화는 사실상 한국 카르텔에 대한 고발 영화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내용도 섬세합니다.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것은 극장 영화에 관한 내용입니다. 60년대 직전에는 제임스 디